내 아내 좀 살려주오

아침저녁으로 날씨는 추워지고 나뭇잎도 거의 떨어진 겨울의 문턱에서 할아버지

한 분이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찾아왔다.  대기실에 아직 상담을 기다리는 환자

들 두 여명 더 있었다.

내 할 말이 많으니 먼저 봐주라고 양보하신다

다른 환자분들이 다 돌아가고 할아버지 지산 선생 우리 할멈 좀 살려주오. 내 그

공 잊지 않으마 하신다 할머니가 어떻게 아프십니까?

5일 전에 할머니가 저녁을 지으시다가 부엌에서 쓰러져 움직이지 못하여 광주

조선대학병원에 옮겨 응급치료하였지만 깨어나지를 못하고 병원에서는 회복 가

능이 없다고 집에 가서 장례 준비나 하시라고 해서 집으로 옮겨 온 상태인데 현제

사람도 못 알아보고 먹지도 못하고 손발을 꼬집어도 반응이 없다는 것이다

자식들도 어머니 돌아가시면 다시 오겠다고 각자 집으로 돌아가고 할아버지 혼

자 할머니 곁에서 울고 계신다고 하였다

여기까지 이야기하시고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신다. 그리고 할아버지의 눈에 이

슬이 맺힌다

나는 속으로 금슬이 얼마나 좋게 사 셨기에 헤어지기 서운하여 저렇게도 애처러

운 마음이 깊다고 생각하고 할머니 상태를 들어보니 가망이 거의 없어 보였다.

그래서 그렇게 위급한 상태면 약을 써 보아야 어려울 것 같다고 돌아가시라. 말

했다.

지산 선생 할머니가 죽더라도 원이라도 없게 한번 가서 봐줄 수 없겠나 하신다

나는 하루종일 환자들과 상담 하느라 지친 몸이라 어렵겠다고 처음에는 거절 하

였다

할아버지는 여기서 자기의 과거지사를 털어놓으시는데 지금부타 5년전에 본처

할머니가 4남매를 낳고 돌아가시고 전처 4남매 모두 다 출가하고 할아버지 혼자

3년을 홀로 지내다 할아버지가 외롭게 홀로 착하게 사는 것을 보아온 동내 아줌

마의 중매로 지금 이 할머니를 만난 지 1년이 되었단다

혼자 외롭게 사시다 새 할머니를 얻으니 새로운 분위기와 새 배우자를 만나니

더 이상 좋을 수가 없었고 그야말로 느즈막에 깨가 쏟아지는 생활이 되던 중 별

안간 할머니가 부억에서 밥 짓다 쓰러져 사경을 헤매니 애처로운 할아버지 마음

이해가 되었다.

나는 할아버지의 간절한 소망 꼭 이루어지도록 도와주고 싶었다

나는 주섬주섬 치료기구를 가방에 챙기고 손전등들도 가방에 담고 산 넘어 계곡

물 건너 산골 마을 할아버지집에 도착하니 밤이었다

가서 보니 동내 아줌마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고 지산 선생이 이 누추한 곳까지

찾아와 주셨다고 반가이 맞아 주는 분이 있어서 보니 작년에 내가 담석 통증으로

고쳐준 아주머니도 있었다

할머니를 세밀히 검사해 보고 진찰해 보니 뇌경색이었다. 즉 머리에 뇌에 피가

돌지 않고 뇌혈관이 막히는 증상이었다

나는 하느님이 도와 준다면낫아 줄 자신이 있었다. 할아버지 열심히 하면 살아

나게 될 것 같다고 하니 뛸 듯이 기뻐하신다

바로 와서 약 2첩 지어 보내고 한 첩씩 다려 서서히 먹이라 하고 사이 사이에 바로

검은 쥐눈이콩에 동변 (3세 이하 남아 소변)을 담가 동변을 수시로 먹이라 하였

다.

연이어 약을 2첩 4첩 6첩 이렇게 먹이니 약 먹으지 1주일 만에 눈을뜨고 살아났

다

한 달 치료에 완전 회복이 되었다. 그 후 병원에서 장례 준비 하라는 할머니 살아

서 잘사셨다

할머니를 치료해준 뒤 그 할아버지는 지산 선생를 친척처럼 여기며 얼마나 많은

사랑을 주셨던지 그 이야기 하려면 이 지면이 적을듯 싶다

지산 선생 씀

http://www.ji.woto.net/n5-1.htm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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